약국이나 병원에서 “이건 바이오시밀러예요”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실 거예요. 얼핏 제네릭 약(복제약)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만들어지는 방식부터 완전히 달라요. 바이오시밀러 뜻을 제대로 알면 왜 이 약들이 오리지널보다 싸면서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지, 그리고 왜 화학 복제약처럼 100% 동일하다고 말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
바이오시밀러의 정의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대조약)과 품질, 안전성, 효능 면에서 동등하다는 것이 입증된 후속 바이오의약품이에요. 이름 그대로 ‘바이오(생물학적)’와 ‘시밀러(유사한)’를 합친 말로, 살아있는 세포나 미생물을 배양해 만든 단백질 의약품을 다시 재현한 제품을 가리켜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은 항체나 호르몬처럼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가진 고분자 물질이에요. 이런 물질은 세포주에서 배양하는 과정 자체가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어서, 아무리 정교하게 재현해도 분자 구조가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동일(identical)’이 아니라 ‘유사(similar)’라는 표현을 쓰는 거예요.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대상 약물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휴미라(아달리무맙), 항암제인 허셉틴(트라스투주맙),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등이 있어요. 이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여러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를 앞다퉈 출시했어요.
화학 복제약(제네릭)과의 차이
많은 사람이 바이오시밀러를 제네릭 의약품과 헷갈리는데, 둘은 근본적으로 다른 물질이에요. 제네릭은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처럼 저분자 화합물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약이라서, 정해진 화학식대로 만들면 오리지널과 분자 구조가 완전히 동일하게 나와요.
- 제네릭: 화학 합성 방식이라 분자량이 작고 구조가 단순해서 오리지널과 100% 동일한 복제가 가능해요.
- 바이오시밀러: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고분자 단백질이라 완벽히 동일한 복제가 불가능하고 ‘유사성’만 입증하면 돼요.
- 임상시험 요구 수준: 제네릭은 생물학적동등성시험만으로 허가가 가능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비임상·임상 비교시험까지 거쳐야 해요.
이 차이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는 제네릭보다 개발 기간이 길고 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요. 통상 제네릭 개발에는 2~3년, 수십억 원 수준의 비용이 들지만, 바이오시밀러는 7~10년, 수천억 원대 투자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요.
허가 절차와 입증 기준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나오려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품질·비임상·임상 3단계에서 동등성을 입증해야 해요. 품질 단계에서는 아미노산 서열, 당화 패턴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을 정밀 분석하고, 비임상 단계에서는 동물시험으로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해요.
마지막 임상 단계에서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오리지널과 효능·안전성이 동등한 수준인지 확인하는 비교 임상시험을 진행해요.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미국 FDA, 유럽 EMA 같은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을 수 있어요. 국내에서는 식약처가 ‘동등생물의약품’ 허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 절차를 관리하고 있어요.
국내 대표 기업과 시장 현황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나라 중 하나예요. 셀트리온은 램시마(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를 2013년 세계 최초로 유럽에서 허가받으며 시장을 열었고, 이후 트룩시마, 허쥬마 등 여러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어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베네팔리, 임랄디, 온트루잔트 등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유럽과 미국 시장에 공급하며 글로벌 상위권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요. 두 회사 모두 대규모 세포배양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오리지널 제약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강점이에요.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바이오시밀러가 확산되면 환자 입장에서는 동등한 치료 효과를 더 낮은 약값으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은 개발비가 워낙 커서 약가가 높게 책정되는데, 바이오시밀러는 통상 오리지널 대비 20~30% 저렴하게 공급돼요.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늘어나면 보험 지출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요. 이 때문에 여러 나라 정부가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고, 국내에서도 대체조제나 처방 유도 정책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어요.
정리하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품질·안전성·효능이 동등하다고 입증된 후속 의약품이에요. 화학 복제약인 제네릭보다 개발이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그만큼 엄격한 허가 절차를 거친 제품이라고 이해하면 돼요.